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스물다섯 스물하나: 줄거리, 등장인물, 성장의 의미를 다시 보다

by 몽글몽글 시네마 2025. 6. 22.

대체 텍스트:
겨울 햇살이 비치는 캠퍼스 길목에서 교복 차림의 소녀와 셔츠 차림의 청년이 마주 선 장면.
출처:https://tvn.cjenm.com/ko/twentyfivetwentyone/

서론: 우리가 기억하는 그 시절, 청춘의 이름으로

살다 보면 유난히 마음에 오래 남는 작품이 있다. 시간이 지나도 장면 하나하나가 또렷이 떠오르고, 인물들의 말 한마디가 삶의 문장처럼 남아 곱씹어지곤 한다. 2022년 tvN에서 방영된 드라마 '스물다섯스물하나'는 그런 작품 중 하나였다. 김태리, 남주혁이라는 두 배우가 이끄는 이야기는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선, 시대의 공기를 담은 청춘의 기록이었다. 1998년 IMF 경제위기의 한복판, 불안한 사회와 흔들리는 개인의 삶 속에서 피어나는 열정과 관계, 성장과 이별의 순간들을 이 드라마는 감각적이고 섬세하게 그려냈다. 이 글에서는 '스물다섯스물하나'의 핵심 인물들과 서사,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청춘의 메시지를 중심으로 드라마를 다시 들여다보고자 한다.

본론: 청춘이라는 이름 아래의 기록

1. 등장인물 소개: 시대의 얼굴이 된 다섯 사람

  • 나희도(김태리 분): 고등학생이자 펜싱 선수. 성실하고 무모한 열정으로 가득한 인물이다. 폐부된 학교 펜싱부, 경제난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근성은 시대의 혼란 속에서 빛나는 청춘의 상징이었다. 희도의 밝음과 무모함은 동시에 날카로운 외로움과 그리움을 품고 있어, 시청자에게 복합적인 감정을 안겼다.
  • 백이진(남주혁 분): IMF로 인해 몰락한 집안의 장남. 뉴스 기자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나희도와 만나고, 서로에게 깊은 영향을 주는 존재가 된다. 무너진 세상 속에서도 품위를 지키려는 그의 모습은 이 시대 청년들의 상징이었다.
  • 고유림(김지연 분): 희도의 라이벌이자 결국 친구가 되는 인물. 러시아 귀화 선수로 언론의 관심을 받지만, 내면은 그만큼 외롭고 불안정하다. 유림의 캐릭터는 '가까워질 수 없는 타인'에서 '서로의 고통을 이해하는 친구'로 변화하며 성장의 또 다른 결을 보여준다.
  • 문지웅(최현욱 분), 지승완(이주명 분): 각자의 상처와 반항을 지닌 고등학생들로, 다섯 명의 친구 그룹을 통해 드라마는 청춘의 다양한 결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다섯 인물 모두 각자의 방향으로 성장해 가는 과정은 이 드라마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다.

2. 줄거리 요약: IMF 시대의 초상, 그리고 사랑과 우정

드라마는 현재의 시점에서 시작된다. 나희도의 딸이 우연히 어머니의 오래된 일기장을 발견하면서 과거의 이야기가 열리는데, 이 장치는 마치 잊고 있던 청춘을 꺼내 펼쳐보는 듯한 감정을 자아낸다. 배경은 1998년, 외환위기라는 커다란 역사적 사건이 개인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던 시절이다.

희도는 펜싱 국가대표를 꿈꾸며 폐부된 펜싱부를 떠나 새 학교로 전학 온다. 그곳에서 백이진을 만나게 되고, 두 사람은 서로에게 점차 스며든다. 하지만 단순한 사랑의 전개가 아니라, 이 드라마는 우정과 가족, 꿈과 현실 사이에서 각 인물이 선택하고 포기하고, 견뎌야 했던 시간들을 함께 담는다.

백이진은 기자로 성장하며 세상의 부조리와 인간 군상을 마주한다. 희도는 스포츠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해 간다. 고유림은 외로운 세계 속에서도 친구라는 존재의 의미를 알아가고, 지웅과 승완은 각자의 방식으로 사회와 충돌하고 화해한다. 그렇게 이 다섯 사람은 "우리가 스물다섯이던, 스물하나였던" 그 해 여름과 겨울을 함께 살아낸다.

3. 청춘과 이별, 그 쓸쓸한 아름다움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단지 첫사랑의 설렘이나 친구들과의 우정에 머물지 않는다. 이 드라마의 진짜 힘은, 그 모든 것이 언젠가 끝나야 한다는 현실을 애틋하게 보여주는 데 있다. 나희도와 백이진은 결국 각자의 길을 선택한다. 그 선택이 그들의 감정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어른이 된다는 것, 청춘을 떠나보낸다는 의미로 읽힌다.

드라마는 어른이 되면서 겪는 상실, 잃어야만 얻을 수 있는 성장의 모순, 아무리 간절해도 잡을 수 없는 시간의 흐름을 따뜻하면서도 냉정하게 보여준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나희도의 일기를 읽으며 눈물을 흘리는 그녀의 딸은, 다시 그 시간을 살아보지는 못하지만, 이해하려 애쓰는 세대의 모습을 대변한다.

결론: 그 시절 우리가 사랑한 이름, 청춘

이 드라마는 시대를 고스란히 담아낸다. IMF라는 구체적인 시간의 배경은 허구 속 리얼리티를 더하며, 우리가 겪었거나 들었던 누군가의 과거와 교차한다. 그래서 이 작품은 단지 '청춘드라마'가 아니라, 한 세대의 성장기이자 회고록으로 읽힌다. 우리는 희도에게서 순수함을, 이진에게서 책임감을, 유림에게서 상처와 단단함을 본다. 지웅과 승완에게서는 공동체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의미를 묻는다.

'스물다섯스물하나'는 청춘을 낭만화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빛과 그림자를 모두 끌어안고, 그것이 바로 살아낸 시간이었다고 말한다. 그래서 더 눈부시고, 그래서 더 슬프다. 이 드라마가 끝났을 때 남는 여운은 간단히 말할 수 없다. 아마도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 이 시간에도, 누군가는 스물하나이고, 또 누군가는 스물다섯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여전히 이 이야기를 되새긴다. 우리가 한때 사랑했던, 그리고 여전히 사랑하고 있는 이름. 청춘.

 

 

 

같이 보면 좋은 드라마 : '무인도의 디바' (박은빈이 전하는 생존과 꿈의 멜로디)